22.10.28 - 22.11.02 모로코 결혼식 2

2023. 3. 5. 03:40In NL (21.10-)/일상

 

 

감정적으로 소화하기 힘들었던 첫 날이 지나갔다. 한 숨 자고 일어나니 마음도 가다듬어진 것인지 조금 활기를 되찾은 듯 했다.

모로코에서의 둘쨋날 저녁에 결혼식이 시작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일정이 없었기 때문에, 낮에는 Rald, Maria, Maria의 두 동생들과 시장 구경에 나섰다.

 

 

시장은 약간... 돗뗴기 시장의 느낌이 있다. 별거 별거를 다 팔고 약간 동대문 시장같은 상가도 있다. 흥정도 꽤나 해야한다. 우리는 별달리 살 게 없어서 그냥 구경만하다가 모로코 간식이라는 빵과 차를 먹고 다시 돌아왔다. 시장에 들어설 때부터 나올 때까지 우리 무리는 아주 강렬한 눈빛을 받았다. 누가봐도 외국인인 사람이 5명이나 있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싶었는데, 한편으로는 내 옷때문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타이트한 나시에 셔츠+추리닝 바지 입고 나감) 그리고 이 모든 것이 - 문화적이고 종교적이기 때문에 외부인인 내가 가타부타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 모든 여자들이 머리카락을 가리고 있었단 것과, 우리가 지나갈 때마다 아주 적나라하게 강한 눈빛으로 우릴 쳐다본 것이 아주 불편하게 다가왔다.

Yousra의 가족은 비교적 덜 종교적이기 때문에 그녀는 이 모든 걸 따르지 않는다고 했다. 종교란 아주 특이한 힘이 있다. 인생에 걸친 결정을 아주 강력하게 그리고 쉽게 조종하는 힘이라서 나는 종교라는 걸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태어날 때부터 타인에 의해서 내가 따라야 할 규율이 정해진다면 그 것만큼 나를 무력하게 만드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여튼, 시장 구경을 마친 우리는 점심을 먹고 결혼식에 가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결혼식에 초대된 Yoursa의 친구 대부분은 전통 의상 (드레스, 카프탄이라고 한다.)을 빌려입었는데 나는 이미 드레스를 2벌이나 준비해갔기도 하고, 카프탄을 빌리는데도 또 돈이 들어서 (환전을 안해간 상황) 그냥 내가 준비해간 드레스를 입기로 했다. 준비해 간 드레스도 사실 Yousra가 빌려준 드레스이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결혼식에서 입어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 내가 또 따로 똑같은 드레스를 삼ㅋㅋㅋㅋ

 

 

모로코의 결혼식은 엄청나게 화려하다. 신부가 최소 4-5벌의 드레스을 갈아입고, 얼마나 많이 갈아입느냐에 따라 신부 측 가족의 재력이 결정된다고 한다. Yousra의 경우 결혼식을 하도 급하게 준비하느라 5벌인가밖에 준비를 못했다고 했지만 ....... 아니 그냥 들었을땐 아 옷갈아입는군 이지만, 신랑신부가 옷을 갈아입는 동안 가수와 악대가 끊임없이 음악을 연주하고, 하객들은 거기 맞춰서 춤을 춘다. 그리고 이게 밤새도록 계속된다. 그러니 실제로는 아주 헤비한 결혼식이 되겠다.

우린 오후 약 7시 반 정도에 숙소를 나섰고, 8시 즈음이 되어 결혼식장에 도착했다. 물도 마시고 음료수도 마시고 주전부리도 좀 먹고 사진도 찍고... 그러고도 아직 결혼식은 시작하지 않는다. 곧이어 악대가 등장했다. 신랑신부가 입장하기 전까지 악대가 또 2시간 정도 연주를 하고, 신랑의 입장에 이어 신부가 입장한다. 

원래 신부는 헤나를 실제 결혼식 날 전에 받아야 하지만 모든 걸 압축해서 진행한 Yousra는 결혼식에서 헤나를 받았다. 그리고 춤추고 옷갈아입고 밥먹고 춤추고 옷갈아입고 ....... 어느 순간 외국인 하객들 반절 정도는 지쳐서 결혼식 도중에 (?) 숙소로 돌아가버렸다. 그 때가 약 새벽.... 4시정도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MERLN의 대부분 사람들은 Yousra의 친구로서 마지막까지 결혼식 자리를 지키기로 약속하곤, 서로를 챙겼다. 

 

그리고 중간중간 Yousra가 옷갈아입을 때 잠들어버린 나.......ㅋㅋㅋㅋㅋㅋㅋ

 

서양식 5...번쨰//.. 인지 6번째인지.... 드레스를 끝으로 결혼식은 끝이났다. 아침 7시 정도 되었을 즈음이다.

재밌기도 했지만 피곤에 절여진 우리는 (대부분 씻지도 않고) 바로 쓰러지듯 잠에 들었고 해가 중천을 지나서야 잠에서 깼다.

그리고 모로코에서 일정은 아직 2일이나 더 남아있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