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입국기

2020. 5. 2. 23:33In KR (20.05-21.09)/일상

 

 

 

3월 말 독일에서 코로나가 심각하게 터지고서, 폴 교수님이 나서서 한국으로 가지않을래 할 때 나는 당당히 말했다

 

"교수님... 저 제가 잘 알아요... 집에 가면 안해요...."

 

넘나 솔직해서 탈이었던 그의 학생ㅋㅋㅋㅋㅋ 여차저차해서 원래 출발 예정이었던 4/28에 가기로 하고, 그 전에 논문제출이건 디펜스건 다 끝내기로 교수님과 말을 했다. 그러는 와중에 아시아나의 운항 중단 및 감축운행....  코로나로 인해서 각국 국경이 닫히자, 아시아나는 4/1 - 4/16 운항을 중단했고고, 4/17일부터는 주 3회 운항(월,수,금) 으로 바꾼 된 것이다. 하필이면 내 비행기가 4/28 화요일이네???? 그래서 4/29로 밀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냐면 공항가려고 4/28일로 플릭스버스 예약해뒀는데 다 된 밥에 똥뿌리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플릭스버스에 문의해서 full refund 받기는 했지만 기분이 나쁘단 말이디 

 

논문을 쓰고 제출 + 마르세유 PhD 인터뷰하고 디펜스 준비까지 하느라 시간은 쏜살같이 흘렀고 4/27 무사히 디펜스를 통과하고 나서 나는 본격적으로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아니 무슨 짐을 싸다 말았는데 24kg를 훌쩍 넘어버리고욬ㅋㅋㅋ 항상 있는 일...

 

 

29일 12시 즈음 집을 나서서, 뷔르츠부르크 반호프에서 기차를 타고 프랑크푸르트 공항역으로 향했다. 독일에서 확진자가 계속 나올 즈음이라 그런지, 많은 기차가 취소되는 기간이었고 그래서 뷔르츠부르크 역도 텅텅텅터터터어터ㅓ터텅 비어있었다. 기차는 오후 1시 출발해서 프푸 공항역에 14:20분 가량에 도착했는데, 유래없이 칼같은 독일 기차에 놀랐다. 갑자기 변하지 마로라.... 걱정되자나

 

 

프푸 공항도 거의 텅텅 비어있었다. 비행기가 18:30 출발이라 꽤나 일찍 도착해서 그래도 다른 비행편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공항에 조금은 있겠거니 싶었는데, 웬걸, 4/29 오후에 출발하는 비행편이 거의 없어서 다른 무슨 아랍 쪽 항공 한 곳이랑 아시아나 뿐이었던 듯 하다. 

 

 

체크인 데스크가 열리기 전 근처에 있던 현지 지상직 승무원에게 혹시 무게 좀 재봐도 될까 해서 쟀더니 24.5kg가 나왔다. 승무원분께서 23.5kg까지는 봐줄게 하고 윙크하셨다. 그 길로 어키! 하고 망치고데기 하나 뺐더니 23.5kg 딱 맞게 나왔구요...? 

 

체크인을 할 때는, 온라인 체크인을 해도 무조건 데스크에서 표를 다시 발권받아야 했다.

셀프체크인 > 무슨 영수증 나오는 거 들고 줄서서 기다렸다가 열을 잼 > 체크인데스크가서 다시 체크인

이 과정을 거처야 했는데, 체온은 36.7도가 나와서 통과되었다. 셀프체크인 영수증? 인지? 확인증인지? 들고서 있으니 여기저기서 페이스톡으로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통화하는 한국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뭔가... 머리를 굴리지 않아도 들리고 이해되는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니 넘나 감격 혼자 또 벅찼고여,, 이런 거 보면 나중에 일하러 한국가야하는 거 아닌가 (?)

 

근데 비행편 별로 없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까 엄청 장거리 비행기는 별로 없었고 유럽 안에서 도는 비행기는 많았다. 터미널이 달라서 못본듯 하다^^ 머쓱타드;;

 

 

비행기는 3-3-3 배열이었는데 중간 좌석은 무조건 비워두게 해둬서 + 사람이 별로 없어서 나는 3좌석 다 점령(누워서) 하고 올 수 있었다. 마침 저녁에 출발한 항공편이라 저녁먹으면서 나이브스 아웃보고 자고 일어나서 뭐지 한국영화 하나 보려다가 말았.... 그리고 또 잠들고 밥먹고? 하니까 한국에 도착했다.

 

아시아나 2005년에 미국갈 때 이후로 처음 타봤는데, 기내식으로 나오는 비빔밥이 졸라 맛있다고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유명하다. 그래서 승무원분께서 물어보실 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비빔밥이욧 했음 근뎈ㅋㅋㅋㅋㅋ 아시아나 기내식 호평이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자자한지 주위 앉은 외국인들도 다 비빔밥 먹었다는 이야기 ㅋㅋㅋㅋㅋ

 

그리고 4/30 오전 11:30분이 채 되지 않은 때에, 나는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사실 출국하기 전부터 공항에서부터 안동까지 어케 가는지 넘나 걱정이 된 우리 가족과 나는 보건소에 열심히 연락을 해서 동선을 짜 두었다.

(근데 안동시보건소에서 이미 내가 4/30 입국한다는 걸 알고 있었음마침 정보력 쩌러) 나 말고도 4/30에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안동까지 와야하는 분이 있어서 안동시에서 둘 같이 데려가려고 한다며

1. 인천공항에서 미국에서 입국하시는 남1을 만나기

2. 둘이 함께 광명역으로 고고

3. KTX 타고 김천구미역으로 이동

4. 안동시 보건소에서 김천구미역으로 나와서 픽업해서 각자 집으로 데려다주기

를 따르라고 했다. 나와 동행하시기로 한 분은 오후 4시 정도 도착이라서 내가 먼저 인천에 도착해서 기다리거나 광명역에서 기다리거나 하기로 했는뎈ㅋㅋㅋㅋㅋㅋ 아니 전부터 너무 걱정되는 것이, 나는 비행기만 타면 열이나서 평소에 입국할 때도 항상 열감지기에 걸리고 입국하고 2일 정도 후에 질병관리본부에서 항상 전화오는 사람인 것이다............ (ㅋㅏ타르를 자주 이용해서, 무슨 낙타고기 먹었냐고 묻고 그럼;;) 그러니 나는 빼박 공항에서 코로나검사를 받게 될 것이다 라고 걱정하는데 안동시보건소는 그럴 리 없다며... 아니 내가 안다니까요 ㅠㅜ 그리고 어떻게 됐냐구요?

 

 

걸렸지모 당첨

 

이마 열을 재는 비접촉식 체온계로 36.9도인가 나와서, 양쪽 귀 안 체온을 쟀는뎈ㅋㅋㅋㅋ 세상에나 37.4, 37.5가 나왔다. 그래서 저 푸른 목걸이를 받게 되었다. 흡사 나에 손에 쥐어지는 (코로나 검사) 합격 목걸이,,, 

 

그리고 셀프검문지+여권을 담당자께 드린 후 한 20분정도 대기하고서 의사랑 면담 (이라고 쓰고 알러지 때문일 수 있으나 체온이 높으니 일단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설명받기)을 했다. 그리고 나서 같은 비행기에서 내린 살마 2-3명과 함께 인솔자분을 따라 공항 저어어어어쪽 끝에 있는 코로나 검사 대기실로 이동하게 되었다. 곧이어 오후 1시, 나는 생애 처음으로 코로나 테스트를 받게 되었다.

 

 

코로나 검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서 공항 건물 밖에있는 이동식 검문소?에서 받게 되었는데 졸라 아프다..... 내 코 안에 그렇게 긴 막대기가 들어갈 수 있다는 거 자체도 생각만으로도 아픈데 간지럽고 눈물나고 아프고 재채기 날 거 같은데 재채기 하면 막대기가 코 안에서 부서져서 심각한 출혈이 날 수 있다고.... 시벌...... 설명 듣는 것만으로도 무서웠다. 막대기가 코 안에 들어가서 점막을 채취하는 순간에는 그냥 눈물만 흘렸다.

 

나는 오후 12시 이전 도착하는 비행기를 탔기 때문에 저녁에 검사 결과가 나오게 되었고, 그래서 공항에서 대기하게 되었다. 빠르면 6시간, 길면 8시간이면 나온다고 해서 의자만 덜렁 있는 1평도 안되는 공간에서 6시간을 보내게 되었다는 이야기... 처음에는 고상하게 의자에 앉아 있었는뎈ㅋㅋㅋㅋㅋㅋㅋ 허리 아프고 해서 걍 노트북을 의자에 두고 바닥에 앉았다. 어차피 빨아버릴 옷,,, 하면서. 와이파이가 빵빵 잘 터져서 엄마아빠랑 (드디어!) (같은 시간대에!) 영상통화도 하고 넷플릭스로 드라마도 봤다. 한국에서 넷플릭스 연결해서 그런지 넷플에 재미있는거 갑자기 졸라 많이 떠서 감격했다. 그 덕에 6시간이 덜 지루했었지 모얏 히히

 

하지만 나는 걱정요정답게, 만약에 검사가 8시간 후에 나오면 저녁 9시에 나온다는 것인데 그럼 광명역까지 가는 공항리무진을 타더라도 김천,구미역으로 가는 ktx는 놓치겠다 싶은 걱정이 들었다. 군의관한테 가서 이러면 어쩌냐 했더니 (자기들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는지) 상의하고 알려준다했는데, 소식이 없어 다시 물어보러 가니까 나 같은 경우는 호텔에서 하루 자게 해준다는 답이 돌아왔다. 아니 이렇게 지방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예외적 프로토콜도 미리 세워나야 하는거 아니냠!!! 

 

어쨌든, 계속계속 인천공항에서 광명역으로 가는 리무진을 체크해두고 동선을 머리 속으로 짜 두었는데 그래도 현타가 왔던건 이 모든 건 코로나 검사 결과가 저녁 9시에 나오면 허방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혼자 스트레스받고 배고파하고 (?)

 

 

그런데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깡 먹보 민족아닙니깡

 

코로나 검사 받자마자 김밥을 주고 (1시 반 경) 오후 6시 50분 정도 되니까 불고기버거랑 콜라를 나눠 주....

는 동시에 코로나 결과 나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한국 유심이 없었던 터라 검사결과를 엄마한테 문자로 가게 해뒀는데, 7시 딱 되자마자 엄마가 보이스톡이 와서 음성 떴다고 했다. 그래서 호다닥 일어서서 짐을 챙기니 옆에서 다들 비슷한 상황이었는지 (?) ㅋㅋㅋㅋㅋㅋㅋ 다들 전화받고 짐싸기 시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곧이어 다른 담당자분께서 이름을 호명하시며 여권을 돌려주셨고, 코로나 검사 받은 사람들 위탁수하물은 ~~ 번 벨트에 모아뒀으니 그리로 가라는 설명을 들었다. 바로 자가격리어플 다운받은 거 군인분께 검사받고, 엄마한테 전화걸어서 연락처 확인받은 다음 입국절차를 밟았고 짐찾으러 갔다.

 

 

텅터터ㅓ텉러러ㅓㅓ어터러ㅓ어ㅓ터터러ㅓ러러러ㅓㅇ ~ 쾌적 ~ 근데 짐 찾고 어디로 나가야 하는지 몰라서 다들 우왕좌왕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왜냐면 짐찾으면 인솔자분이 있을거랬는데 없었음..... 입국게이트 밖으로 나가야 인솔자분이 기다리고 계신닷;;

 

게이트를 나가자 마자, 최종 목적지(자가격리 장소)에 따라 몸에 다른 색 스티커가 붙여지고, 나는 광명역으로 가게 됐기 때문에 리무진을 타기 위한 줄을 섰다. 근데 30분인가 40분마다 온다던 버스는 1시간 뒤에 왔고요... 1시간 정도 공항리무진 타고 광명역에 도착하자마자 총알처럼 튀어서 매표소로 갔고, 다행히 김천구미역 가는 부산행 막차 출발 10분 전에 표를 살 수 있었다.

 

기차는 해외입국자용 KTX 칸이 있는데, 칸에 비해 사람이 많았어서 (!) 나는 또 잽싸게,,, 몸을 던지고 가까스로 문 가까이에 있는 좌석에 앉을 수 있었다. 뷔르츠부르크에서 출발할 때부터 마스크+공항에서 나눠준 N95마스크 덕분에 머리가 어질어질해져서 잠들뻔 했는데 마지막까지 끝나야 끝난거라고,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놓치면 부산까지 가서 또 울면서 난리 생부르스를 쳤겠지

 

11시 정도에 김천,구미역에 도착하니 안동시에서 나오신 버스 기사 아저씨께서 나를 반기셨다. 안동시에서 차를 2대를 움직일 수 없으니 내 스케줄에 맞추게 되면서, 그 미국에서 입국하신 분이 3-4시간을 기다리게 되었고, 아저씨도 덩달아 나를 기다리게 되었다는 민폐 스토리.... 그 분과 함께 차를 타고 가면서 스몰톡을 하는데 내가 ㅋㅋㅋㅋㅋㅋ 연신 저 때문에 너무 늦게 되어 죄송하네요 하니까 그 분이 호탕하게 괜차나여~ 20시간도 왔는데 4시간 정도야 껌이져 하셨닼ㅋㅋㅋㅋㅋㅋ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버스는 달리고 달려서 5/1 오전 1시 반, 장장 30시간에 걸친 여정 끝에 나는 도청의 우리집에 도착했다.

 

엄빠는 잠도 못주무시고 나를 기다리다가, 차가 도청에 진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나를 마중나오셨다. 평소처럼 껴안지는 못하고 멀리서나마 인사를 했지만 엄마아빠 보니까 온 몸에 긴장이 풀렸다. 집 안에 도착하자 마자 나는 그 길로 동생 방으로 넣어졌는데 동생방에 화장실이 있어서 도착하자마자 쾌적하게 샤워도 하고, 방안에서 거실에 있는 엄마아빠도 재미로 불러보고 그랬다 (?) 나의 14일간의 자가격리가 이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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