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29. 05:09ㆍIn DE Part.1 (15.09-16.08)/15.10.15 - 15.10.20 PRAGUE
오랫동안 계획해온, 아니 사실은 정말 급하게 모든 것을 결정해버린 프라하 여행이 시작되었다.
슈투트가르트에서 프라하로 바로 가는 기차/버스 중 적당한 것이 없어서 뮌헨 중앙역으로 기차를 타고 이동한 후 밤 12시부터 6시간에 걸쳐 버스를 타고서 프라하로 이동하는 경로를 선택했다. 프라하로 가는 버스는 Meinfernbus 에서 찾았다. 12시에 출발해서 약 10시~10시 반에 가량에 뮌헨에 도착하는 기차를 탔다. 가을인데 추웠다. 개추웠다.... 함부르크 갔을 때도 야상과 얇은 코트 가져가서 벌벌 떨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패딩을 입고 가서 다행이었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목이나 축여아지 하는데 콜라보다 물이 비싼 것....
그래서 콜라 마셨다
저 멀리 뮌헨 중앙역이 보였다.
뮌헨 중앙역과 ZOB(central bus terminal)은 S반을 타고서 한 정거장 차이였던 듯 하다.
11시 55분 출발 차라서 11시 40분 경이 되니 버스 승차가 시작되었다.
일찍이 차 주변을 맴돌다가 재빨리 탑승했다. 안은 따수웠다... 행복했다.
2층 맨 앞자리 앉아서 창밖을 보는데 문득 내가 사랑한 것이 떠올랐다. 나는 차를 타고 달리면서 밖을 보는 걸 좋아했다. 특히 여름 밤에 창문을 열고서 바람을 맞는 것을 사랑했다. 독일에서 차를 운전하는 친구가 생기지 않는 이상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얼굴을 간질간질하게 하는 바람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이내 서글퍼졌다. 슬프지는 않았다. 이렇게나 간접적으로 느껴서 다행이다 싶었다.
프라하에 내렸는데 잠이 덜깨서 중앙역에 삼십분 가량 앉아있었다.
세계적인 관광지라서 그런지 버스 정류장은 새벽에도 사람들로 붐볐다.
쉬다가 날이 조금씩 밝아오기 시작할 때 예약해둔 한인 민박집으로 이동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그리고 조금은 불만이지만...!) 유럽에 있는 한인 민박집들은 고정된 환율로 돈을 받는다. 유럽에 거주해서 유럽 거점 은행 통장에 돈이 있으면 따따블 고쇙...... 유럽통장 -> 하나은행 통장으로 돈을 옮긴 후 이 돈을 민박집 계좌로 송금............ 어쨋든 첫날부터 고생할 것 같은데 아침이라도 한식으로 먹으면 든든할 듯해서 한인 민박으로 결정했다.
이른 아침에 가서 민박집에 가서 짐만 맡기고 각종 설명을 들은 후 체크인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나왔다. 비가 추작추작왔다. 우산이라도 있었으니 망정이지. 함부르크에서 너무 즐겁게 여행했었고 거기서 돌아오자마자 프라하 여행 계획짜느라 며칠 밤을 새다가 여행을 와서 그런지 정작 프라하에 있었음에도 기분이 울적했다. 돈주고 고생하는 느낌. 빨리 독일 가고싶은 생각. 비는 오고 신발은 젖고 발은 시리고 춥고 마음은 울적
혼자라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혼자서 뽈뽈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나였지만 프라하에서 첫날만큼은 누군가 옆에서 같이 걸어줬으면 했다.
그 이후에도 프라하에서만큼 그리 간절히 바래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오페라 공연이 열리고 있었는지, 무슨 큰 공연을 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모이지 않았나보다.
호객행위를 어마어마하게 하고 있어다.
아침 일찍 나온 터라 밥도 못먹고 춥고 몸은 괴롭고 해서 무작정 보이는 큰 건물에 들어갔다. 안에 무슨 가게가 그렇게 많던지, 맨 끝층에 푸드코트가 있다고 해서 에스컬레이터에 몸을 기대고 축 쳐졌다. 맥도날드와 맥카페가 있어서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맥모닝을 시켜 먹은 후 꾸벅꾸벅 졸다가 나왔다. 라디오에서는 Sam smith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알고보니 여기는 프라하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었다! 덕분에 화장실도 공짜로 씀... 개꿀)
다시 터덜터덜 돌아다니다가 구시가지 광장에 도착했다.
이른 아침임에도 사람들이 꽤나 많았다.
어...근데 잠깐 이게 뭐죠....?
햇살이 떴다!
아이팟에서는 자우림의 17171771이 나왔다. 기가 막혔다.
바람은 잦아들고 먹구름 사라지고
햇살이 따스하게 미소짓고 있네요
우리 함께 있으면 두렵지 않은걸요
악마도 지옥도 검은 운명도
길거리에서 마임을 하는 아저씨도
음악을 켜는 아저씨들도
프라하의 유명한 천문시계탑도
이 곳에 있는 모든 것들이,
프라하가 멋지게 다가온 순간이었다.
뚜벅뚜벅 지도에 몸을 맡기고 걸으니 바츨라프 광장에 도착.
아, 여기서 또 고생고생 생고생은 독일에서 분명히 알디톡 20유로 충전하고 왔는데 체코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충전한 돈을 모두 써버렸다. 아니 무슨 LTE급으로 닳아.... 결국 와이파이 노예가 되어서 스타벅스 안으로 들어가 밀린 카톡을 해결하고 구글을 통해서 길을 검색했다. 헬렌에게 알디에 갈 일 있냐고 물어봤는데 없다고 해서....... 알디 충전은 세굿바........... 어짜피 이렇게 된 것!!!!! 체코에 4박 5일이나 있는데 싶어서 prepaid 유심칩을 새로 사기로 결심했다.
유럽 전역에 깔린 O2가 체코에도 있겠지 하며 물어물어 길을 찾아다녔는데 프라하 중앙역에 있다고 해서 찾아갔으나 아무리 봐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중앙역 안 info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더니 아저씨가 구글지도 검색 + 친절히 그림까지 그려주시면서 O2 위치를 알려주셨다. 그리곤 데이터만 1.5G인 유심칩을 샀다. 너무나 감격해서 그 자리에서 무릎 꿇을 뻔 했다! 중앙역에 O2없다...............
지쳐서 벤치에 앉아있는데 아빠한테 카톡이 왔다. 딸 어디? 하고 와서 대답대신 사진을 찍어 보냈다. 아빠 딸 프라하에서 개고생 중....
체코 유심칩 끼우고서 룰루랄라~ 구글 검색하며 뚜벅뚜벅~
여긴 하벨 마켓. 아기자기한 기념품들을 많이 팔았다. 근데............ 뭔가 사기에는 사치..............
유심칩없이 지도만 보고서 걷는게 꽤나 재미있어서 다시 폰을 주머니에 넣고 앞만 보고 걷기 시작했다.
팻말도 보고 주변도 두리번 거리고 그러다가 길 잃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라 지도나 다시 보자 -> 길 더 잃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다가 갑자기 환해져서 앞을 봤더니 천문시계탑이 다시 나왔다.
비가 더 많이 내리기 시작했다.
신발 다 젖고여....... 패기있게 여전히 핸드폰은 주머니에 넣어 두고서 걷다보니 까를교가 나왔다.
이미 지쳐버려서 숙소가서 조금 쉬다가 다시 나와야지 하고 다시 익숙한 길을 따라 민박집으로 향했다.
근데 너무 춥고 하루종일 떨고 했더니 다시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따수운 물에 샤워를 하고 나와 오늘 얼마를 썼는지,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조용히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이불 속에서 사각사각.
한인민박이라서 손님들은 다 한국분들이셨고, 같은 방 분들은 20대 초반의 여성분들이셨다. 대학이야기, 취업이야기. 초면인데도 불구하고 고민들을 나누며 아저씨가 끓인 짬뽕을 흡입했다.아, 원래 저녁은 안주지만 오늘 추작추작 내리는 비를 보니 짬뽕이 먹고싶어졌다고 아저씨가 특별히 끓이셨다. 해산물 없는 고기 짬뽕! 개이득....! 밥먹으러 또 나가야하나 귀찮다 굻을까? 했는데 짬뽕 국물에 밥까지 말아먹었다.
유로와는 다르게 생긴 체코 화폐 코루나.
민박집에서 나오자마자 향한 곳은 사실 환전소였다. 수수료 없는 곳을 네이버에서 발견하곤 바로 찾아갔다. 근데 환전소 아저씨가 너무 틱틱거려서 짜증이 나기도 했다. 수수료없다고 막대하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안그래도 울적한데 우울함이 +10 증가했다.
다음날은 프라하에서 버스를 타고서 체스키 크롬로프로 이동하기로 했다. 서울만큼은 아니지만 슈투트가르트만큼이나 복잡한 프라하 지하철 노선을 보며 버스 정류장이 있는 Andel역으로 가기 위해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지만 fail!!!!!!!!!! (실제로 가본적이 없었으니까 아무리 외워갔어도 정신이 혼미해져갔다.)
날씨 + 울적함 + 컨디션 난조로 프라하에 도착하자마자 여행 자체를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내일은 나아지겠지, 괜찮아지겠지 다독다독하며 잠에 들었는데 악몽까지 꿨다. 정말이지 너무한 첫날이었다.
그 와중에 체코 친구 Jakub에게 찍어 보낸 사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Jake! 보고찌뿐데 나는 체코에 있고 너는 한국에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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